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 AFC 소속의 기성용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2006년 FC서울에 입단한 기성용은 2010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셀틱FC를 거쳐 201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며 대한민국의 10번째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을 뽐내는 축구 유망주들에게 ‘제2의 기성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K리그 유스 출신 미드필더 한찬희와 김정민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기성용의 직속 후배다. 한찬희는 순천 중앙초-광양제철중, 김정민은 금호고 후배다. 게다가 가운데 미드필더라는 공통점도 있다. 제2의 기성용을 꿈꾸는 축구 유망주, 한찬희와 김정민을 4가지 키워드로 분석해봤다.  




#CLUB 


한찬희는 전남 U15(광양제철중)-전남 U18(광양제철고)을 거쳐 프로팀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전남 U18에서는 1학년 때부터 많은 기회를 받으며 15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오른발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5경기 출전에 그치고 말았다.


2015년 3학년에 오른 한찬희는 그 해 2월 광양에서 열린 ‘제17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며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어진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에서는 10경기에서 8골 7도움을 기록하며 B조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또 다시 부상의 악몽이 한찬희를 덮쳤다. 그 해 7월 열린 ‘2015 K리그 U18 챔피언십’ 성남FC U18(풍생고)과의 16강전에서 또 다시 오른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 복귀 후 8월 U-18 대표팀에 소집되었지만 훈련 도중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프로 입단 후에는 큰 부상 없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23경기에 출전했으며 2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후반 47분 그림 같은 힐 패스로 자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어진 전북 현대전에서는 후반 36분 골 에어리어 오른쪽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프로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29라운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다. 

  

올 시즌에는 대표팀 차출로 팀을 떠나 있던 7라운드 울산 현대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미드필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전남의 요청에 따라 일시적으로 소속팀에 복귀,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1개의 도움을 올리며 3-1 승리에 기여했다.




김정민은 서울 신천중을 거쳐 광주FC U18(금호고)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신천중 3학년 때에는 중등리그 서울 중부 권역 1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쏘아 올리며 득점 랭킹 3위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5년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주전을 꿰차며 그 해 전기리그 10경기에서 7골을 기록, 한찬희에 이어 B조 득점 랭킹 2위에 올랐다. 


2016년에도 김정민의 활약은 계속 되었다. 2월 열린 ‘제18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5골을 쏘아 올리며 광주 U18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이어진 전기리그에서는 9경기 7골 3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공격 포인트를 동시에 기록했다. 그 해 8월 열린 ‘2016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는 6경기에서 6골을 쏘아 올리며 팀 선배 정상규(現 경희대)와 나란히 득점 랭킹 1위에 올랐지만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에게 득점왕이 주어지는 대회 규정에 의해 정상규에게 득점왕을 양보했다. 


올 해에는 2월 열린 ‘제19회 백운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7골을 폭발시키며 대회 우승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U-20 대표팀 소집으로 전기리그 출전은 2경기에 그쳤지만 경남FC U18(진주고)과의 개막전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으며 마수걸이 골을 쏘아 올렸다. 




#NATIONAL TEAM


한찬희는 2014년 12월 U-18 대표팀의 첫 소집을 시작으로 꾸준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1월 열린 ‘2015 발렌틴 그라나트킨 U-18 친선대회’ 5경기와 4월 열린 ‘2015 수원 JS컵 U-18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그 해 8월 입은 부상으로 잠시 대표팀을 떠났지만 2016년 1월 제주 소집훈련 통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5월 열린 ‘2016 수원 JS컵’ 브라질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8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안익수 감독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뀐 후에도 한찬희의 입지는 탄탄하다. 지난해 11월 제주 전지훈련과 올해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계속해서 소집되었으며 3월 열린 ‘2017 아디다스컵 U-20 4개국 국제 축구대회’에서는 온두라스전과 잠비아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김정민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월반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2014년 9월, 한 살 많은 형들과 ‘2014 AFC U-16 챔피언십’에 출전해 오만과의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 22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올린데 이어 일본과의 8강전에서 플립플랩으로 수비수를 제쳐낸 후 땅볼 패스로 이승우의 득점을 도왔다. 


2015년 10월에도 한 살 많은 형들과 함께 ‘2015 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해 조별리그 브라질전과 기니전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FIFA 주관 대회 첫 남자 대표팀의 브라질전 승리와 조별리그 첫 무패 통과(2승 1무)에 힘을 보탰다.   


김정민의 ‘월반 행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2016년 5월 파주 소집 훈련에 합류하며 U-19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김정민은 그 해 9월 ‘2016 카타르 4개국 친선대회’와 11월 열린 ‘2016 U-19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어 신태용호의 포르투갈 전지훈련과 아디다스컵, 4월 최종 소집훈련에도 합류하며 많게는 두 살 많은 형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POSITION


한찬희의 주 포지션은 가운데 미드필더다. 수비형과 공격형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전남 U18에서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2015년 4-3-3 포메이션을 사용한 전남 U18은 3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했다. 수비력이 뛰어난 최병석(現 단국대)이 수비형 미드필더에,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최익진(現 아주대)과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한찬희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해 3명의 미드필더가 뛰어난 조화를 이루며 그 해 2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현 소속팀인 전남에서는 가운데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병행하고 있다. 시즌 초반 전남이 3백을 사용할 때에는 김영욱과 함께 가운데 미드필더로 배치되었으며 4백 전환 이후인 15일 인천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현영민의 전면에 유고비치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었다. 


신태용호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수원FC전과 24일 전주대전, 26일 전북 현대전에서 이승모와 함께 더블 볼란치를 이뤘다. 아디다스컵 잠비아전에서는 이상헌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아디다스컵 온두라스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승우 앞에 이진현과 한찬희가 역삼각형으로 배치되었던 것처럼 상황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정민은 지난 2년 동안 소속팀에서 가운데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모두를 소화했다. 광주 U18은 전통의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4백 앞에 좌우 미드필더 두 명과 가운데 미드필더 두 명, 그리고 투톱이 최전방에 위치한다. 김정민은 1학년 때 주로 손민우(現 동국대)와 함께 가운데 미드필더로 배치되었으며, 2학년 때에는 이희균(現 단국대)과 투톱을 이뤘다. 


이것도 고정적이지는 않았다. 경기 중에도 여러 차례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리드를 지켜야 하거나 허리를 굳건히 해야 할 때에는 최전방 공격수에서 가운데 미드필더로, 공격을 강화해야 하거나 득점이 필요할 때에는 가운데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정민이는 특정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 흐름에 따라 배치할 것”이라는 최수용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에도 최전방 공격수와 가운데 미드필더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U-20 대표팀에서는 미드필더로만 출전했다. 14일 명지대전에서는 2피리어드 시작과 함께 투입되어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되었으며 3피리어드에서는 이승모와 더블 볼란치를 이뤘다. 19일 수원FC전에서는 김승우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24일 전주대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승모-한찬희 전면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U-20 WORLD CUP


두 선수의 맞대결은 딱 한번 이뤄졌다. 2015년 3월 28일 광양 송죽구장에서 열린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남 U18과 광주 U18의 B조 2라운드 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가운데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며 여러 차례 중원에서 맞부딪쳤다.  


한찬희는 전반 26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문전을 향해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려 한승범의 헤더골을 어시스트 했다. 김정민은 날카로운 슈팅을 연이어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종반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겨 이기운(現 단국대)과 투톱을 이뤘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양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그라운드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두 선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두터운 우정을 나눈다. 지난 2월 26일 광주 U18과 성남 U18의 백운기 결승전이 열린 광양종합운동장에 한찬희가 모습을 보였다. 한찬희는 “정민이가 결승전에 올라가면 응원하러 와주기로 약속했다”며 경기장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한 김정민은 시상식 종료 후 한찬희와 만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두 선수에게 서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한찬희는 김정민에 대해 “볼 소유와 패스 능력이 뛰어나다. 어린 나이임에도 당돌하게 플레이하는 것은 본인도 배워야 할 것”이라 칭찬했고 김정민은 한찬희에 대해 “2015년 백운기 때 경기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확실히 다른 선수들과는 기량 면에서 차이가 느껴졌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28일 오후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출전할 대한민국 대표팀 21명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한찬희는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김정민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다. “간절한 마음으로 월드컵 출전을 원한다”고 전한 김정민의 꿈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제 김정민은 소속팀 광주 U18로 돌아간다. 광주 U18은 5라운드 종료 현재 1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B조 7위에 쳐져있다. 4경기에서 3득점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이 문제였다. 지난 백운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김정민의 복귀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U-20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서로의 운명이 엇갈렸지만 이것이 시작도, 끝도 아니다. 두 선수에게는 앞으로 많은 미래가 남아있다. 유망주의 틀에서 벗어나 ‘제2의 기성용’이 아닌 ‘국가대표 미드필더’ 한찬희와 김정민으로 우뚝 솟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먼 훗날 대한민국의 축구 유망주들에게 ‘제2의 한찬희’, ‘제2의 김정민’이라는 수식어를 물려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한다.